오사카·나라 여행: 5일차 동대사와 사슴공원으로 시작하는 여행의 마무리천 년 고도에서 시작하는 정석코스의 마지막 여정
奈良
정석 코스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이 일정은 귀국 비행편이 늦은 오후 이후라는 가정하에 구성한 것이므로, 각자의 항공편 시간에 맞추어 유동적으로 조정하면 된다. 나라는 오사카에서 전철로 약 40~50분이면 닿을 수 있어 여행의 마지막 날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
앞서 오사카 시텐노지를 소개하며 언급했던 소가 씨(蘇我氏)의 이야기에서 역사는 이어진다.
쇼토쿠 태자 사후에도 소가노 우마코는 권력을 독점했으나, 이에 반발한 나카토미노 가마타리 세력이 쿠데타(을사의 변)를 일으켜 소가 씨를 몰아낸다. 이후 덴노는 이 공신 세력에게 '후지와라(藤原)'라는 성씨를 하사했고, 이들은 일본 역사상 가장 강력한 귀족 가문으로 부상하게 된다.
후지와라 세력은 694년, 쇼토쿠 태자의 근거지였던 아스카(飛鳥)를 떠나 일본 최초의 중국식 도성인 후지와라쿄(藤原京)로 수도를 옮긴다.
하지만 후지와라쿄는 계획도시로서 규모의 한계가 있었고, 무엇보다 백제계 호족들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이라는 점이 중앙 집권화를 꾀하던 덴노에게는 정치적 부담이었다. 결국 천도 16년 만인 710년, 당나라 장안성을 모델로 한 거대 도시 헤이죠쿄(平城京)로 다시 수도를 옮기며 본격적인 나라 시대의 막이 오른다.
- 지명 유래: '나라(奈良)'라는 명칭은 우리말 '나라(國家)'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게 거론될 만큼, 고대 한국과의 교류가 매우 깊었던 지역이다.
💡 투어캐스트의 팁
나라 여행의 중심인 '나라 공원'은 긴테쓰 나라 역에서 도보로 바로 연결된다. 사슴들이 자유롭게 노니는 공원을 지나 동대사(도다이지)까지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평지라 마지막 날 산책하기에 제격이다. 역 내 코인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가벼운 몸으로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동대사일본 최대 불상과 나라 시대의 불교 문화가 깃든 사찰
東大寺
나라 시대가 시작된 지 27년 후인 737년, 일본 전역에 천연두가 창궐했다. 가축에서 유래한 이 병으로 당시 수도 헤이죠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망하는 등 국가적 재앙이 닥쳤다.
이에 45대 쇼무 덴노(聖武天皇)는 부처의 힘으로 재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거대한 불상과 함께 동대사(도다이지)를 건립했다.
- 대불 제작의 대장정: 높이 16m의 대불은 틀 제작에 1.5년, 용광로 설치 1년, 그리고 3년간 8번의 실패를 거듭한 주조 과정 끝에 751년에야 완공되었다.
- 국제적 행사: 752년에 열린 개안공약식(불상의 눈을 그리는 의식)에는 신라, 중국, 인도 등 각국에서 1만여 명의 승려와 사절단이 참석했다.
- 경제적 위기: 하지만 이 거대한 불상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양의 청동을 사용하면서 국가 재정이 파탄 위기에 처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현재의 대불전은 1709년에 재건된 것으로, 원래 규모보다 약 30%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의 목조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 영업시간: 07:30~17:30 (4~10월) / 08:00~17:00 (11~3월)
- 연중무휴
1. 불교와 일본의 육식 금지
일본이 '회의 나라'가 된 배경에는 종교적·정치적 이유가 크다. 40대 텐무 덴노가 675년 육식 금지령을 내린 이후, 일본인들은 약 1,200년 동안 육식을 멀리해 왔다.
이로 인해 단백질 섭취를 생선에 의존하게 되었고, 구워 먹는 고기 요리 대신 스키야키, 샤브샤브, 규동처럼 삶거나 데쳐 먹는 방식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야키니쿠(焼肉)는 근대 이후 한국인들에 의해 전파된 문화다.
2. 호르몬(ホルモン)의 유래
'호르몬 구이'의 시작에는 재일 한국인들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다. 해방 전후 일본인들이 먹지 않고 버리던 소의 내장을 가져와 양념해 구워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 어원: 일본어로 '버리는 물건'을 뜻하는 '호루몬(放るもん)'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 성지: 이 문화가 처음 정착된 오사카 쯔루하시(鶴橋)는 지금도 일본 최대의 한인타운이자 야키니쿠의 성지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 투어캐스트의 팁
동대사 대불전 내부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린 기둥이 하나 있다. 이 구멍은 대불의 콧구멍 크기와 같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곳을 무사히 통과하면 무병장수하고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어 많은 여행객이 줄을 서서 도전하곤 한다.
사슴공원'인사하는 사슴'과 함께하는 나라의 상징적인 풍경
奈良公園
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는 동대사(東大寺)와 함께 사슴공원이 빠지지 않는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나라 공원(奈良公園)이며, 실제로는 동대사 주변 일대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을 의미한다. 따라서 긴테쓰 나라역에서 동대사로 향하는 길에서도 충분히 사슴들을 만날 수 있어 일부러 공원 중심부까지 깊숙이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동대사 주변에 사슴이 많은 이유는 석가모니가 다섯 명의 제자에게 최초로 설법한 장소가 '녹야원(鹿野苑)'이었다는 설화에서 유래했다. 불교적으로 신성시되는 동물이 자연스럽게 사찰 주변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나라의 사슴은 인사하면 반응한다는 이미지로 유명한데, 이는 사슴이 고개를 숙이면 먹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한 결과다. 즉, 예의를 차리는 것이 아니라 사슴 센베이(전용 과자)를 기대하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 나라의 사슴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 주의사항:
- 봄철: 아기 사슴을 보호하려는 어미 사슴이 예민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가을철: 번식기라 일부 수사슴이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
- 이른 아침: 사슴들이 배가 고픈 상태라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 있다.
- 위생: 공원 주변에 사슴의 배설물이 매우 많으니 바닥을 잘 살피며 걷는 것이 좋다.
나라 사슴공원 방문 시 불법 촬영 피해 주의
최근 나라 사슴공원에서 사슴을 촬영하는 척하며 여성 관광객을 몰래 촬영한 뒤, 해당 영상을 사슴공원 소개 콘텐츠처럼 위장하여 SNS나 유튜브에 무단 게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한국인 여행객의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노출된 채 유포되는 경우도 확인되고 있어, 해당 지역 방문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주변에서 이상한 촬영이 감지될 경우: 즉시 거리를 두고 현지 시설 관계자나 경찰에 신고하자.
- 해당 영상이 발견되면: 플랫폼 고객센터를 통해 즉시 신고하거나 삭제를 요청해야 한다.
💡 투어캐스트의 팁
사슴 센베이를 샀다면 절대 가방이나 주머니에 숨기지 말자. 사슴들은 냄새만으로도 과자가 어디 있는지 귀신같이 알아내며, 과자를 빨리 주지 않으면 옷을 물어뜯거나 머리로 밀칠 수 있다. 과자를 다 주었다면 빈손을 쫙 펴서 보여주는 것이 사슴들을 돌려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공항 가기 전 추천 코스여행의 여운을 남기는 해변 산책과 출국 직전 쇼핑
정석 코스의 마지막 여정은 간사이 공항 인근에서 마무리된다. 비행기 탑승 전 남은 시간을 활용해 마지막 쇼핑을 즐기거나 해변의 정취를 만끽하며 여행의 피로를 풀어보자.
1) 센난 마블 비치
Marble Beach
백사장이 아닌 하얀 대리석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으로, 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이국적인 풍경이 일품이다. 이곳에서는 간사이 공항으로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저녁노을이 아름다워 현지 연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데이트 장소다.

2) 링쿠타운 아울렛
Rinku Premium Outlets
출국 직전 쇼핑을 마무리할 수 있는 대규모 아울렛이다. 센난 마블 비치까지 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아울렛 바로 옆에 있는 링쿠 마블 비치를 방문해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이동 팁: 쇼핑을 마친 후 공항까지 직행하는 유료 셔틀버스(스카이 셔틀)를 이용하면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 투어캐스트의 팁
링쿠타운 아울렛에는 대형 코인락커가 잘 갖춰져 있어 캐리어를 보관하기 편리하다. 다만 주말이나 연휴에는 빈 자리가 없을 수 있으니 조금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쇼핑 후 셔틀버스를 탈 계획이라면 미리 정류장 위치와 시간을 확인해 두어 출국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주의하자.

